나의 10대를 지배했던건 교과서가 아니라 만화책과 GMV였다.
만화책은 학교와 엄마의 탄압(?)때문에 사지는 못하고 대여점에서 빌려보는게 다였지만 GMV는 매달 용돈 받으면 바로 사곤했다. (다른 음악잡지도 있었지만 GMV가 대중적이고 소프트한, 말랑말랑한 그야말로 팝 잡지였었던것 같다) 학원 가는길에 서점에 들러서 GMV 한권 사서 학원 수업 시작하기 전까지 복도 의자에 앉아 정독했다. 간혹 엽서도 보내고해서 프로모션용 비디오나 CD도 받았다. 한창 일본음악에 심취해있을때라 J-pop 기사가 나오면 유달리 관심있게 읽었던 기억도 나고. 그때가 마침 TK의 전성기여서 심심찮게 기사에 나왔던 기억이 난다. 20대가 되니 전공책과 교양책이 그 자리를 대신했고, 사춘기 시절의 교과서도 하나 둘 사라지더니 사회인이 되고 이제 좀 여유가 된다싶으니 대중음악잡지라는 장르 자체가 없어져버렸다. 이젠 잡지 자체를 기다린다기보다는 아티스트의 프로모션 정보를 보면서 '내 아티스트가 나오니까' 구입하는 한권이 되어가고있다. 이건 그저 아티스트의 일부일뿐이다. 매달 기다리는 즐거움, 그러다가 어쩌다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특집일 때 느꼈던 짜릿함을 아직도 바라는건 지나친 사치인가...
유달리 기억에 남는 표지들 - 그중에서도 마릴린맨슨과 로난 키팅 표지는 더 뚜렷하게 기억난다. (웹에서 펌)